alienation (소외감)
울타리에 무사히 들어온 아흔아홉마리의 양을
돌보며 그들 속에 흐뭇하게 둘러싸여 있기보다
잃어버린 한마리의 양을 생각하며 목자는 속이 탄다
급기야 들판과 계곡으로 나가 헤매다 찾아내고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돌아온다
소외된 사람의 모습
그것은 하느님의 작품이 아니다
그런데 인간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소외되는 모습이 늘어난다
소외는
등급을 매기고 구분하고 분리하는
이성의 판단에서 비롯된다
편리함, 이용가치, 효용성..
소외를 부추기는 단어들이 자리잡고
질서와 안녕을 약속하는 자신에 찬 그 말들이
선두에 선 사람들 입에서 내뱉어질때마다
뒷걸음질 치던 누군가의 침울한 표정이 그늘로 던져진다.
쓸모없는 생선대가리가 식탁에서 분리되어 던져지듯이...
사람들은 백화점의 마네킹이 걸친 옷과
대형 텔레비젼의 선명한 색상으로 드러나는
온갖 이미지에 관심을 보이지만
그것이 허상이라는 사실에 별반 신경쓰지 않는다
정작 사람들의 모습이 자신들 눈 앞에서
사라지고 있다는데 위기를 느끼지 못한다
사라지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의 모습인데...
나는 누구인가? 우리들은?
내가 마주볼 얼굴이 없다면 답을 얻기 불가능한 질문이다
'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 고 외친
데카르트의 낡은 명제는
우리 자신의 존재에 대한 아무런 진실도 밝혀주지 못한다
사유하는 능력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것은
자만과 과장된 통제력, 그에 대한 과신뿐이다.
스스로를 소외시켜온 우리가 잃어버린 모습
Imago Dei - 하느님의 이미지
가면이 아닌, 진실한 본연의 표정
그 얼굴을 찾아나설 시간이다
목자이신 그리스도와 함께.
11. 7. 2007
[ 글 : austin 부제님 ]
[사진 : bluetr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