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발견하는 것 보다 실제적인(practical)일은 없다
그건 절대적이고 최종적인 방법으로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 사랑에 빠져라,
사랑안에 머무르라
그러면 그것이 만사를 결정할 것이다"
예수회 총장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페드로 아루페 신부가 남긴 사랑의 잠언이다
- 사랑이 모든 것을 결정하게끔 하라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예수는
이 잔을 지나가게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아버지께 매달려 간절한 기도를 시작한다
죽음의 잔을 마셔야 할 이유는 사실 어디에도 없었다
눈물과 피땀 가운데 어른거리는 얼굴들..
사랑하는 제자들,
어머니,
향유병을 깨어 발에 붓고 눈물을 쏟으며
머리결을 풀어
두 발을 어루만지며 정성껏 씻어주던 마리아
하느님을 힘있게 증거하는 수많은 행적과 말씀에 매료되어
그를 따르기로 결심하고 떠나온 온갖 사람들,
하느님 왕국의 기초가
이제 땅위에 굳건히 놓이기 시작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소중히 쌓아놓은 것들을 포기하는 것이라니..
미움에 사로잡혀 어쩔줄 모르는 자들에게
목숨을 순한 양처럼, 바보처럼 내어주어야 한다니..
죽어야 할 이유들을 찾아본다
그리고 죽지말고 살아남아야 할 이유들..
죽으면 안될 그 많은 합당한 이유들이 가로막고 있다
둘러보아도 죽어야만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어떻게 넘을 것인가?
마음이 어지러워 일어나 휘청거리며 제자들에게 가본다
졸음을 못이겨 자고 있다
제발 깨어있어 달라고, 안타까이 말하고 다시 돌아와봐도
그들은 예수의 절박한 심정을 헤아리기에
너무나 약하고 한심한 조력자들이다.
그들을 어떻게 두고 떠나갈 수 있을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께 맡겨야만 한다.
죽지 말아야 할 이유는 얼마든지 나열할 수 있다
죽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으나
아버지께서 원하시기 때문이라는
단 한가지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고
논리도 의미도 설명도 불가능한 비합리적인 목표
그 때문에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사람의 아들은 사흘만에 살아날 것이다 라고 누누히 말해왔지만
수많은 기적들을 행했고 나사로를 살렸지만,
예수가 죽음으로부터 다시 일어나게 되는 것은
온전히 하느님께 달린 일이다
믿음만 바라보며 손을 놓고, 숨을 멈추고 기다려야 할 뿐이다
사랑이 결정하게 놔두어야 한다
하느님에게 대한 가장 적극적인 믿음은
인간의 의지와 행동이 가장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상태가 될 때 환하게 드러난다
그 분은 가장 크신 분이 되어야 하고
나는 가장 작아져 보이지 않게 될 때
믿음은 사랑과 만나 입을 맞추고 끌어안아 하나가 된다
사랑에 빠지고,
사랑안에 머무르면
사랑이 모든 것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3 / 18 / 2008
[ 글 : austin 부제님 ]
Amazing 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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