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Art

고흐 (고갱을 위한 자화상) ...

빛에스더 2013. 1. 1. 20:43

 

 

고흐 (고갱을 위한 자화상)

 

 

 

 

고갱의 도착은 고흐의 인생에서 가장 즐거우면서도 걱정스러운 순간이었다. 고갱이 오기를 기다리며 고흐는 마치 신랑을 맞이하는 신부처럼 들떠 있었다. 처음 노란 집을 임대했을 때, 고흐는 결코 혼자서 작업을 계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고독감이 그에게 동료의 존재를 절실하게 요구했던 것이고, 고갱을 이상적인 동지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는 동생 테오에게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고갱을 지원해줄 것을 부탁했다.

 

 

고갱에게 여비와 숙박비를 제공한 고흐의 동생 테오

 

테오는 당시에 뒤랑-루엘처럼 파리에서 실험적인 작가의 작품을 구매해주는 드문 화상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모네의 그림도 구입해서 거래하기도 했는데, 이런 까닭에 고흐는 테오에게 고갱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도록 간청했던 것이다. 처음에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고갱에게 아를로 올 생각이 있는지를 떠보도록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고흐는 고갱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5월이 끝날 무렵부터 마침내 고갱이 아를로 오기까지 고흐는 온갖 핑계를 동원해서 테오를 설득했다. 테오가 고갱을 아를로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테오는 화상이었기 때문에 고갱을 유혹할 수 있는 충분한 미끼였다. 테오는 어쩔 수 없이 고흐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당시로 본다면 정말 파격적인 조건으로 테오는 고갱에게 아를 행을 제안하게 되었던 것이다. 고갱이 아를에서 고흐와 함께 사는 조건으로 테오는 여비와 숙박비를 고갱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고갱에게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시간상 이유를 들며 고갱은 아를에 오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었는데, 이로 인해서 고흐는 거의 병을 얻을 지경이었다. 고흐는 고갱이 아를을 싫어할까봐 노심초사했다. 프랑스 북부에 비해서 아를은 단조롭기 그지없는 시골이었기 때문에 고갱을 매료시킬 요소가 풍부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빈센트 반 고흐의 동생 테오. 테오는 형을 위한 헌신적인 동생이었다.<출처 : wikipedia>

 

 

여하튼 고갱 또한 테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급급한 나머지, 이런 문제점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경솔한 선택을 고갱도 한 셈이다. 바야흐로 비극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처음 아를에 도착했던 그 순간만큼은 둘 다 설렘에 젖어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서로에게 자화상을 그려주며 우정을 쌓다

 

한동안 고갱과 고흐는 각자에게 자신의 자화상을 그려주면서 우정을 과시했다. 처음 자화상를 교환하자는 제의는 고흐가 했다. 그래서 고갱은 [고흐에게 바치는 자화상]을 그렸다. 이 자화상을 지칭하는 다른 제목은 [레 미제라블]이다. 소설가 빅토르 위고의 작품에 영감을 받은 제목인데, 고갱은 이 그림을 그리면서 소설의 주인공 장 발장과 자신을 동일시했던 것임에 틀림없다. 장 발장은 범죄자이면서 추방자이고, 또한 순교자이자 성인이다. 이 그림을 그릴 당시에 고갱이 느꼈을 복잡한 마음상태를 이 자화상에서 읽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고갱의 이 자화상을 보자, 고흐는 최고의 걸작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고흐 또한 고갱에게 자화상을 그려주는데, 이 작품이 바로 [고갱에게 바치는 자화상]이다. 고흐는 고갱의 자화상에서 깊은 우울을 읽어내고 걱정했는데, 정작 그의 자화상은 고갱보다 더하면 더했지 약하지 않은 어두운 마음 상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 이 자화상에서 고흐의 모습은 거의 빡빡 깎은 머리에 광대뼈가 튀어나온 몰골을 하고 있다. 옥색을 배경으로 두고 그려진 고흐 자신의 모습은 기괴함마저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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