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앞에서 40일 금식기도하며 하나님의 뜻 깨달았죠”
하나님의 사람, 하나님의 기적 김영희 씨 인터뷰
▲ 경남 김해에 살고 있는 김영희 씨는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자, 지난 해 12월 23일부터 40일 간 물만 마시는 금식을 하며 헌법재판소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했다.
40일.
김영희 씨가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금식을 한 날짜이다. 또한 40일은 그녀가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이어간 날짜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23일부터 해가 바뀌는 동안 김영희 씨는 한결같이 이 자리를 지켰다. 지난 1월 31일 뉴스윈코리아가 김영희 씨를 찾아갔을 때에도 그녀는 언제나처럼 커다란 피켓을 목에 걸고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지키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반짝반짝 빛나는 검은 눈동자가 보였다. 얼굴은 햇빛에 그을어 갈색이었고 두 뺨은 발갛게 얼어있었다. 그러나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힘이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기분이 어떠십니까?
“하하하. 축하를 받는 것이 좀 이상합니다. 오늘까지 하나님께서 지켜주셨습니다.”
-춥지 않으십니까?
“조금 춥지만 견딜만 합니다.”
그런데 그녀는 어떻게 이런 위험한(?) 일을 결심하게 된 것일까.
“작년 12월 3일 국회가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설마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것을 보고 현실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언론이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제게 예레미야 5장 1절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너희는 예루살렘 거리로 빨리 왕래하며 그 넓은 거리에서 찾아보고 알라 너희가 만일 공의를 행하며 진리를 구하는 자를 한 사람이라도 찾으면 내가 이 성을 사하리라(렘5:1)
앞으로 대한민국이 통일을 맞이하려면 무엇보다 이 나라가 정결하게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긍휼과 능력이 아니면 대한민국의 부패하고 어지러운 현실을 고칠 수도 용서받을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기도의 제물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나님께 이 성읍을 대한민국을 용서해달라고 우리나라를 지키고 보호해달라고 간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고향 김해를 떠나 서울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1인 시위 장소로 헌법재판소 앞을 택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헌법재판소에서 최종적으로 박 대통령 탄핵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헌재 재판관들이 나라를 살리는 판결, 역사에 길이 남는 명판결을 해주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가족들이 이번 일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합니다.
“별로 심하게 반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워낙 적극적이고 아무도 못 말리는 것을 아니까...”
-이전에도 금식을 자주 하셨습니까?
“이전부터 금식에 대한 부르심이 있었습니다. 결코 어느 날 갑자기 40일 금식을 하게 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동안 차근차근 저를 훈련시키셨습니다. 과거에 20일 금식을 3번 했고, 작년에는 40일 금식을 한 차례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은 제 평생 두 번째 40일 금식입니다.”
-그동안 행인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욕을 하며 지나가는 분들도 있었고, ‘안타깝다’며 혀를 차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돈을 얼마나 받고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반면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제가 처음 이곳에 섰을 때는 부정적인 반응들이 많았습니다만 지금은 응원하시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이곳에 계시는 동안 하나님께 어떤 기도를 드리셨습니까?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권한대행, 특검과 국회, 헌재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촛불집회에 대해서도 기도했습니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무지한 백성들을 깨워달라고, 진실을 밝혀달라고도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게 시편 80편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우리를 돌이켜 주시고 주의 얼굴의 광채를 우리에게 비추소서 우리가 구원을 얻으리이다(시80:19)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대한민국’을 돌이키시고 주의 얼굴의 광채를 ‘대한민국’에 비추사 ‘대한민국’을 구원하소서... 이것이 저의 기도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앞날에 대해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이 있으십니까?
에스더서 9장입니다. 특히 부림절의 유래를 설명하는 22절이 감동이 되었습니다.
이 달 이 날에 유다인들이 대적에게서 벗어나서 평안함을 얻어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고 애통이 변하여 길한 날이 되었으니 이 두 날을 지켜 잔치를 베풀고 즐기며 서로 예물을 주며 가난한 자를 구제하라 하매(에9:22)
하만은 에스더의 삼촌 모르드개를 죽이려고 장대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에스더 왕후가 ‘죽으면 죽으리라’는 마음으로 삼일 동안 금식을 한 뒤에 왕 앞에 나아가 고하자 오히려 하만이 그 장대에 매어 달리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 말씀은 제게 지금의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고 애통이 변하여 길한 날이 될 것’이라는 감동을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박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헌재가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또 그 날이 오면이웃과 서로 예물을 주고받으며 가난한 자를 구제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도요.
특히 저는 에스더서에서 에스더가 왕에게 나아가 ‘왕이 만일 좋게 여기시면 하만의 열 아들의 시체를 나무에 매달게 하소서’라며 대적들을 모조리 척결하는 부분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대적들을 전멸시키는 것은 언뜻 아름다운 왕후가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일처럼 보입니다. 이것은 분명 무시무시한 일입니다. 하지만 대적을 전멸시키지 않으면 온 유대 민족이 몰살당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불가피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이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대적들을 척결해야만 합니다. 대적을 치지 않으면 오히려 우리가 당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온전히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적을 척결해야 합니다.
-고향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경남 창원, 김해, 거제, 창녕, 함안, 통영 등에서 통일광장기도회를 개척했습니다. 경남 지방에서 북한구원 통일한국의 기도의 불씨를 일으키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북한에 대한 마음은 어떻게 시작되었습니까?
10년 전쯤이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무릎을 꿇을 때마다 북한에 대한 기도가 터져 나왔습니다. 귓가에 너무나도 절박한 절규의 함성이 들렸습니다. 당시 저는 북한의 실상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눈물을 흘리며 몇 시간이고 기도를 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주님, 제가 왜 이 기도를 해야 합니까?’ 그렇게 기도를 한지 4년쯤 지나, 부산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 반대 운동이 일어났고 탈북자 김태희 씨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을 통해 탈북자들의 현실을 알게 됐고 경남 지방에서 통일광장기도회를 일으키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통일광장기도회가 통일을 이루는 데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통일광장기도회를 열심히 섬기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던 어느 날 어렵게 시간을 쪼개서 노방전도를 나갔습니다. 우연히 한 아주머니를 만나 ‘지금 우리 교회에서 전도 축제를 하는데 오시겠느냐’고 말을 걸었습니다. 그분은 선뜻 저의 초대를 받아들였습니다. 며칠이 지나 전화를 거니까 그 아주머니께서 ‘같이 갈 사람들이 몇 명 더 있다’고 했습니다. 다음날 그분을 모시러 댁으로 찾아갔더니 일곱 분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한명에게 전도를 했는데 준비된 일곱 사람이 따라온 것입니다. 순간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선물을 미리 보여주신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큰 그림에서 보자면 우리는 지금 북한에 그물을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물이요?
사람을 낚는 어부로서 북한에 그물을 던지고 있는 것이죠. 우리는 지금 계속해서 씨만 뿌리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풍어를 낚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엄청나게 큰 선물을 주실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전국과 해외의 통일광장기도회를 통해서 복음통일을 이루실 것이라 믿습니다. 통일광장 섬김이들은 통일의 주역들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비전이 있으십니까?
“경남 지방에서 통일광장기도회를 더욱 확산시킬 생각입니다. 통일이 되면 북한에 올라갈 생각입니다. 북한에 교회를 세우고 전도하고 가르치며 주님의 양을 돌볼 것입니다.”
-김 선생님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정말로 살아 계시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동안 주님의 보호하심을 많이 느끼셨겠죠?
“사실 보통 사람도 한겨울에 두세 시간 바깥에 서 있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몸살이 나지 않으면 다행이죠. 저처럼 아무 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에 10시간 이상 40일 동안 바깥에 서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강권적인 인도하심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이 모든 일은 제 힘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저를 사로잡은 하나님의 강력한 힘에 붙들려 한 일입니다. 이번 일은 하나의 표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 뜻을 이루시기 위해 사용하신 표적 말입니다.”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는 고향에서 들으시겠네요?
"그렇겠죠. 하지만 기각됐다고 봅니다."
-강한 감동이 있으신가요?
"네."
-매주 토요일에는 태극기 집회에 참가하셨죠? 어떠셨습니까?
"대단했습니다. 애국심이 저절로 우러나왔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지켜지는구나.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마음과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지금까지 수많은 전쟁을 겪으면서도 우리나라가 안 무너지고 버텼구나, 빼앗겼던 나라도 다시 되찾을 수 있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영육 간에 강건하게 되는 비결이 있으십니까?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다만 모든 일을 주님께 다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이리저리 재지 않고 순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이곳에서 피켓시위를 이어갈 분들이 계십니까?
"저기 보이는 저 분께서 앞으로 저를 대신해 피켓시위를 하기로 하셨습니다. 이밖에도 많은 분들이 헌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기로 하셨습니다."
김영희 씨는 한 여성을 손으로 가리켜 보였이며 “걱정, 근심 없이 밝은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고향으로 내려간다”고 했다. 하나님의 사람, 하나님의 기적이 눈앞에서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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