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영양만점 복숭아

빛에스더 2008. 7. 19. 15:14

 

 

 

발그레 탐스런 복숭아 황홀한 맛에 취해

 

 

비타민 골고루 든 ‘종합영양제’… 피부미용에 그만

어린 시절을 농촌에서 보낸 사람들은 복숭아에 대한 추억이 남다르다. 개울에서 물장구치다가 출출해지면 냇가에 흔한 돌복숭아 몇개 따서 허기진 배를 달래곤 했으니까.

무릉도원의 신선들이 먹는다는 과일인 복숭아는 7~8월이 제철이다. 우리 조상들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장마 이후부터 더위가 한풀 꺾이는 처서까지의 복숭아를 최고로 쳤다. 물놀이 후 원두막에 앉아 복숭아 한입 베어 물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발그레한 빛이 감도는 복숭아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예로부터 복숭아는 과육이 연하고 맛이 좋아 신선들이 먹는 과일로 여겨왔다. 도연명이 말한 이상세계인 ‘무릉도원’도 복숭아나무가 가득한 마을이었다.

복숭아는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과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복숭아에 있다는 신령스런 기운은 악귀뿐 아니라 조상의 혼백까지 쫓기 때문에 제수 음식으로 금기시해온 것이다. 복숭아 나뭇가지에도 귀신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어 부적에 찍는 도장은 복숭아나무로 만들었으며, 무속인들도 굿을 할 때 복숭아 나뭇가지를 이용했다. 가지 중 동쪽으로 뻗은 동도지(東桃枝)는 특히 효험이 뛰어나다고 해서 조선시대의 백과사전인 〈규합총서〉를 보면 ‘술을 담글 때 동도지로 휘저어야 술맛이 나빠지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복숭아는 밤에 먹는 과일로도 유명하다. 복숭아는 유난히 벌레가 많은 과일이기도 한데, 없이 살던 시절에는 벌레 먹은 부위를 모두 도려내기에는 손실이 컸다. 벌레가 있는 줄 모르게 하려고 어른들은 밤에 먹기를 권했고, 더 나아가 ‘복숭아 벌레를 먹으면 예뻐진다’는 말로까지 비약됐다.

복숭아의 원산지는 중국 황하 상류의 고원지대로,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이전에 전래됐다. 당시 전해진 품종은 열매가 작은 돌복숭아였으며, 오늘날과 같은 대과종은 20세기 초반 일본에서 개량종을 도입하면서 재배되기 시작했다.

복숭아는 크게 껍질에 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천도〉)으로 구분하고, 털이 있는 것은 다시 속살의 색에 따라 〈백도〉와 〈황도〉로 나뉜다. 〈천도〉는 경북 경산, 〈황도〉는 경기 이천·충북 음성 등지에서 많이 재배되며, 〈백도〉는 전국적으로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윤익구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연구사는 “복숭아는 비를 맞으면 당도가 떨어지는 게 흠이었지만 최근에는 비를 맞아도 당도 변화가 적은 품종들이 주로 재배되고 있다”고 말한다.

복숭아는 비타민 A와 C, 펙틴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사과산·구연산·아미노산·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종합영양제로 불린다. 또한 식이섬유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다이어트와 변비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대장암 예방에도 좋다. 한방에서는 복숭아씨를 ‘도인’이라 하여 약재로 사용하는데, 도인은 폐를 튼튼히 하고 기침과 천식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혈액순환을 돕고 화장독을 없애줘 여성의 피부미용에도 좋다.

이승환 기자 lsh@nongmin.com

 

[ 출처 : 팜하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