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Art

[스크랩] 도둑맞은 베르메르

빛에스더 2011. 9. 14. 06:24

 

 

 

 

 

 

 

 

 

베르메르의 그림릉 본 후

그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지 싶다.

나 역시

베르메르를 좋아하며

그가 남긴 그림의 매력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 할 때가 많다.

그에 관한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래서 즐겁다.

 

 

 

 

 

 

 

 

도둑맞은 베르메르  구치키 유리코 지음  장민주 옮김

눌와   2006

 

 

 

 

 

 

 

그에 관한 책들 중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누가 명화를 훔치는가?'가 부제로 적혀있듯이

이 책은 미술범죄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마틴 카힐

 

 

 

 

 

 

 

예전에

'제너럴'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은 마틴 카힐이라는 범죄자이다.

 

이 책에 마틴 카힐이 등장하는 이유는

그가 러스보로 하우스 도난사건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심화됨에 따라

유명한 미술품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가치가 매겨졌다.

그것이 원인이 되어

정치적인 주장이나, 암흑의 컬렉터, 마약대금의 교환수단, 단순한 경제적 목적 등의 이유로

명화들의 수난시대도 함께 열리게 되었다는 것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렘브란트와 다빈치, 피카소 등의 작품들이 도난당하고 다시 찾게 되는 과정들은

흥미와 시사점을 동시에 제공해준다.

그중에서도

베르메르의 그림은 단연 최고의 목표물?이 되었는 데

그건 대부분 그의 작품이 기껏해야 30여점 정도에 불과하다는 희귀성에 기인한듯 싶다.

또 날로 높아가는 그에대한 평가.

 

 

 

 

 

 

 

 

 

 

 

 

 

 

 

 

설사 그것이 세계적으로 30여 점밖에 남아 있지 않은 귀중한 베르메르

의 작품이라 해도, 교섭에 임하는 양쪽이 서로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없다. 이것이 이

어지는 아트 테러리스트의 도난사건에서 도출된 결론이었다. 확실히 훌

륭한 예술작품은 사회가 보호해야 하는 귀중한 재산이지만, 테러리스트

에겐 결코 굴복해선 안된다는 자세가 유럽 사회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었

다. 그 대가로 '그림이 파괴될 가능성'까지 그들은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이다. 결과적으로 아트 테러리즘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서서히 자취

를 감추었다.                                                                                      

이후 아트 테러리스트에 의한 회화 절도 사건은 1980년대 중반에 한 건

발생했다. 1986년 8월 2일,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르느이 빅토리아 내셔널

갤러리에서 피카소의 유화 <우는 여자>가 도난당한 것이다. 문제의 피카

소 그림은 사건이 일어나기 2년 전에 120만 달러에 구입한 것이었다.       

현장에 남아 있던 협박편지에는 '빅토리아 주정부가 미술 관련 예산을

향후 3년에 걸쳐 10퍼센트 늘리고,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상금 1만5000

달러의 미술대회를 열지 않으면 그림을 파괴하겠다' 라고 쓰여 있었다. 범

인은 자신을 '오스트레일리아 문화 테러리스트' 라고 밝혔다. 주정부가 요

구를 거절하자 8월 9일에는 '그림을 불태우겠다' 는 협박 편지가, 그후에

는 타다 남은 성냥이 주정부 관리 앞으로 배달되었다. 그러나 8월 19일에

멜버른 신문사에 걸려온 익명의 제보전화에 따라 경관이 시내에 있는 스

펜서 스트리트역의 수하물보관함을 열자, 붉은 종이에 싸인 피카소가 상

처 하나 입지 않고 들어 있었다.                                                          

.........................

이런 시대적 배경을 반영하듯 미술품 절도 또는 그림을 팔거나 주인과

거래해서 현금을 얻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 범죄로 변해갔다. 마약과 무

기 밀매를 해오던 대규모 범죄조직이 미술품을 훔치고, 훔친 도난품을 마

약과 무기의 유통수단으로 이용하는 행태도 1980년대의 특징 중 하나였

다. 도난품의 유통경로는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의 범죄조직과도 연결되

있었다. 아트 테러리즘은 사그라졌지만, 처음부터 무기매매를 통해 범죄

조직과 접촉하던 테러리스트들은 훔친 미술품으로 무기를 사들였다.

1986년에 일어난 베르메를 포함한 미술품 절도사건이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는 것은 이처럼 많은 요소들이 얽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베르메르의 그림이 당하는 수난에

기묘하게도 많은 나라 많은 사람들과 기관이 연계되어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된다.

보험회사들과 미술관들, 방글라데시와 그라나다, IRA와 UVF, FBI와 일본, 콜롬비아...

정치적인 목적으로 전쟁포로에 대한 수감환경 개선을 위한 카드로 명화들이 쓰이기도 하고,

자신들의 감형과 현상금 취득을 목적으로

때론 현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인질을 대신하여

명화들은 도난 당하고 수난을 겪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얼마전 숭례문방화라는 아픔을 격었다.

복구되는 숭례문이 진정한 숭례문의 가치를 지니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이 책에서 훼손된 명화들의 복구라는 논란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시사하는 바와 궤를 같이 한다.

그것과는 달리

이러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

우리가 미술품도둑들에 대해 근사한 이미지를 갖게되는 것은

그것이 어느정도의 심미안과 학식이 있어야 가능한 범죄이고,

누구도 생명의 위협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겪게되지 않는다는 이유가 클 것이다.

그러면

한 사람이 벌어서는 평생 구석 조각도 구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가치의 그림과

한 무고한 생명의 선택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이러한 문제인식이

그저 공허한 상상에 그치지 않는 이유가 또 숭례문방화의 원인에서 지적할 수 있다.

물론 생명을 담보로 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개인의 행복과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예술품을 어떻게 대하고

우리에게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도굴은 두번째로 오래된 직업'이라는 말이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의 미술품 관리는 어떤 수준일까?

어릴적

오래된 절에 가보면

처마아래 단청을 예외없이 페인트로 빨갛고 파랗게 덧칠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얼마나 무식했던가?)

수많은 무덤들이 파헤쳐지고 도굴되어

얼만큼의 문화재가 해외로 또는 지하로 흘러들어 갔는 지 알 수 없다.

왜란과 동란에 불타버리거나 유실된 그림과 문화재들은 또 얼만큼일까?

우리는 삼국시대는 고사하고 고려시대의 그림조차 몇 점 제대로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직지심경이나 몽유도원도 같은 경우

외국에서 한많은 신세로 전락한 예술품들은 현재 끝나지 않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일제시대의 건물들은 부수고 새것으로 쌓아올리면서

왜 일본잔재인 식민사관은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일까?

 

 

 

 

 

 

 

 

 

 

 

 

 

 

 

 

 

유럽의 미술품들 중

상당수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강탈당하여 독일로 옮겨졌고 후에

독일의 폐망과 함께 러시아 등지로 흘러들어 갔다는 내용을 어떤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이 책에서도

쿠바와 남미, 일본의 지하 컬렉터들은 도난품을 소유하고 있지 않을까하는 의심이 있다고 언급하며

저자가 일본인이기 때문인지 일본에 대해서는 다소 적극적으로 변호하고 있다.

 

카다피의 패배가 얼마남지 않았다고 연일 뉴스는 떠들어대고 있다.

그또한 도난당한 미술품의 최종경로로 의심을 받는 경우이니

앞으로 어떤 기사가 나올지 알 수 없다.

카다피의 거처에서 베르메르의 <세사람의 연주회>가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나온다면

더없이 좋은 뉴스가 아닐까?

아니면

리비아 사람들이 겪은 고난에 비해 이런 생각은 얼마나 배부르고 철없는 바람일까?

 

 

 

많은 사람들이

베르메르의 그림들을 보러가는 여행,

일명 베르메르의 순례를 꿈꾸고 있다.

나역시 그러한 순간을 그려보기도 한다.

덧붙여 가드너 미술관이나 러스보로 하우스 같은 미술관들을 방문하고 싶기도 하고.

이 책에는

그러한 미술관들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떤 경로로 작품들이 수집되었는 지도 조금 언급되어 있다.

만약

그런 미술관을 방문하는 순간이 현실이 된다면

어떤 감흥을 가지게 될것인가?

 

 

 

나는 다시

베르메르의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다.

 

정적인 느낌이다.

압축된 느낌이다.

드라마를 담고있지만 묘하게 상투적이지 않다.

별거없는 일상의 상황이지만 뭔가 열려있다.

특히나 빛에 대해서는 황홀하다.

우유를 따르고 있는 그림의 테이블처럼

알면 알수록 신비롭다.

 

그림들은 일상의 한순간을 담고있다.

그것이 詩적으로 느껴지는 데

장황한 서사시가 아니라 간결하면서도 함축적 의미를 담은 경구 같기도 하다가

알 수 없는 무엇이 되어버린다.

단지 언어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정도는

시간은 멈춰있지만 순간이 영원으로 대체되어버린...

역시 설명이 상투적이며 낯뜨겁다. ㅜ

 

왜 매혹적일까?

도대체 왜...

 

 

 

 

 

 

 

 

 

브리짓 로즈 더그데일

 

 

 

 

 

 

과거 대가들의 일화에 흔히 있는 이야기이지만

베르메르의 그림 또한

그의 미망인에 의해 2~3 년간 밀린 빵집에 외상값으로 지불되기도 하였다.

그에 비해 현재 그 가치는 얼만큼 올라간 것일까?

그 가치는 누구를 위한 가치일까?

지금 이시대에는 얼만큼의 베르메르들이

자신의 그림을 빵과 바꾸고 있을까?

 

 

 

 

 

 

 

 

 

...... 명화의 도난이 그대들 군인들의 죽음보다 여론의 관심을 훨씬 많이 끌고 있다는 사실

은 광기의 사태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우리는 IRA 관계자 누구와도 연락을 취하지 않

았다. .............. 프라이스 자매는 우리에게 눈곱만큼의 감사 표시도 하지 않았다. 이것으로 알게

된 사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인간보다 보물이 더 가치가 있다는 것뿐이다. 따라서 우리

는 광기를 마지막까지 관철할 것이다. 그림은 성 패트릭 날 밤에 가장 광기에 찬 극적인 방

식으로 비밀리에 태워질 것이다.                                                                                   

 

 

 

 

 

마일스 코너

 

 

 

 

 

 

 

 

 

 

 

출처 : my old room
글쓴이 : 그루브 원글보기
메모 :

'명화,Ar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추상화  (0) 2012.01.30
[스크랩] Vincent ..... Don McLean  (0) 2011.11.29
명화와 함께 음악듣기 ^^  (0) 2011.08.18
[스크랩] Alexander Sigov / Still Life  (0) 2011.07.16
[스크랩] Zhamso Radnaev / 抒情  (0) 2011.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