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벽을 넘어선 화가
프랑스의 화가 앙리 마티스는 ‘색채의 해방’을 슬로건으로 20세기 초에 일어난 미술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야수파의 거장이다.
1948년, 유명한 사진가 로버트 카파가 니스에 있는 마티스의 집에 며칠 묵으며 사진을 찍게 되었다. 일흔아홉 살의 마티스는 관절염과 씨름하느라 하루의 대부분을 침대에 누워서 지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그림 그리는 일을 거르지 않았다. 카파는 셔터를 누르는 동안 말할 수 없는 감흥에 빠졌다. 벽의 한 면을 채우는 커다란 캔버스를 앞에 놓고 뚱뚱한 몸매에 흰 수염을 기른 마티스가 힘겹게 작업을 하고 있었다. 관절염 때문에 팔과 손가락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그는 기다란 대나무에 연필을 묶어 그림을 그렸다.
카파는 자신이 손을 자유롭게 쓰지 못해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못한다면 얼마나 절망할 지를 생각했다. 그런데 마티스는 절망하지도 포기하지도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은가. 고난의 벽을 넘어선 마티스야말로 위대한 화가였다. 카파는 왜 마티스가 ‘대가’의 반열에 올랐는지 알 것 같았다.
나중에 마티스는 관절염의 고통뿐 아니라, 내장 장애를 몇 차례 수술을 받고 거동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대나무에 묶인 연필로도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는 절망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 냈다. 바로 색종이 오려붙이기였다. 그의 색종이 그림은 84세로 숨을 거둘 때까지 계속됐다.
그가 죽기 1년 전 한 신문기자가 물었다.
“평생 미술을 계속할 수 있게 선생님을 이끈 힘은 무엇입니까?”
그가 대답했다.
“그것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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