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장난인가’… 황당 한국사 문제
‘수능이 장난인가’… 황당 한국사 문제
■ 터무니 없는 ‘20번 문제’
남북평화 정책 다룬 지문 내고
보기 5개중 1개만 현대사 영역
“점수 거저주는 사상교육 문제”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 20번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가 변별력을 상실할 정도로 지나치게 쉬운 데다가, 남북 평화정책을 홍보하는 내용이어서 ‘사상 주입 문제’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가에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편향적 이념 교육에 나섰다는 비판도 나온다.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한국사 20번 문제는 ‘다음 연설이 행해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으로 옳은 것을 고르라’며 “지난해 남과 북은 유엔에 동시 가입한 후 대결과 단절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공영의 새 시대를 열기로 합의했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자주적으로 실현하려는 우리의 노력도 북의 호응으로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통일은 소망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내용을 지문으로 제시했다. 해당 내용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설이다. 남북은 1991년 9월 유엔에 동시 가입했다.
특히 해당 문제는 5지선다의 객관식 선택지가 너무나 쉬운 내용으로 출제되면서 논란을 더욱 확대시켰다. 1번부터 4번까지 보기는 ‘노비안검법을 시행했다’는 등 중세, 근대에 이뤄진 내용인 반면, 5번만이 현대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이걸 문제라고 냈느냐”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수험생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거저먹는 문제인데 쉬운 수준을 떠나 장난을 치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송유근·박정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