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싸우는가 / 이언주
현재 무소속인 이언주 의원은 불과 3년 사이에 당적이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국민의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바른미래당에서 무소속으로 바뀌게 된다. 이 의원이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바꾸었던 2017년은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유력했을 때인데, 어찌 보면 예정된 여당의 국회의원 자리를 이 의원이 스스로 박차고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정치인이라면 결코 하지 않을 것 같은 이 의원의 행보는 어떤 이유에서 시작된 건가? 이 의원의 꿈은 과연 무엇인가?
지난 7월에 출간된 '나는 왜 싸우는가'는 여러가지 이유로 무소속으로 남게된 이 의원의 정치적 자서전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이 의원이 왜 정치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정치가로서 자신의 소명은 무엇인지에 대해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다. 일단 이 책은 서문과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본문이 총 6장으로 구성되어있는데, 1장은 '어느 자유주의자의 선택', 2장은 '자유를 향한 투쟁', 3장은 '재앙의 문, 사회주의로 가는 비탈길', 4장은 '사회주의를 탄핵한다', 5장은 '보수혁신의 길', 6장은 '보수가 해결해야 할 한국 사회 과제'라는 제목이 각각 붙어 있다. 장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이 의원은 이 책에서 '자유'와 '보수'라는 가치를 상당히 중요하게 강조한다. 그러나 이 의원이 중시하는 자유와 보수의 가치는 현 정부의 주류인 86세대에서는 그리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아니다. 이 의원이 보기에 86세대는 자유와 보수보다는 사회주의와 민족주의의 가치에 지나치게 함몰되어 있다. 그것이 바로 이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내가 직접 겪어 본 민주당의 그 주류는 노동운동과 학생운동, 그리고 시민단체 등 범 운동권 연합체나 다름없었고 노선으로 본다면 과거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과 대동소이했다. 국가개입을 절대선으로 삼고, 무상복지를 만능으로 여기며 계급투쟁 사상에 빠져 기업을 적대시하는 민주당 분위기에 나는 도저히 적응할 수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이질감이 깊어졌다." (27쪽)
저자가 보기에 집권당의 86세대는 이중잣대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만이 선하고, 상대방은 악하다는 단순한 이분법에 근거해 자신들의 불법적 행위와 전체주의적인 발상이 얼마나 비민주적인지 성찰하지 못하는 '내로남불'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86세대의 머릿속에서 시작된 소득 주도 성장, 탈원전, 한반도 운전자론과 같은 현 정부의 정책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공허한 정책인지 이 책에서 많은 지면을 할애해 비판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현재 무소속이자 초선 의원이지만, 유튜브에서는 이언주TV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국회의원 중의 한 명이며 '나는 왜 싸우는가'의 출판 기념회에서는 자신이 소속되지도 않은 자유한국당의 당직자들이 대거 참석해 이 의원의 출판을 축하했다. 내년 총선에서 이 의원의 정치생명이 더 연장될지 아니면 여기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이 의원이 여태껏 보여준 행보는 한국 정치사에서 상당히 드문 일이라 할 수 있겠다. 향후 이 의원의 정치적 행보가 어떤 나비효과를 여의도에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사회과학, 이언주, 나는 왜 싸우는가|작성자 카이노스